정진욱 기자 | 2014.11.20 18:00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며 효과적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건 모든 기업의 고민거리다. 한자리에 모여 논의하면 좋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다.

회의를 위해 지사에서 본사로, 현장에서 사무실, 국내에서 해외로 매번 이동할 수는 없다.

기업은 이메일과 전화, 채팅 등을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이용하지만 원하는 만큼 효과를 보기 쉽지 않다. 이 같은 방법은 다자간 대화가 불가능해 여럿이 의견을 공유하기는 어렵다. 물리적 공간을 넘어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비용과 시간 낭비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주목받는 게 영상회의 시스템이다. ‘여럿이 얼굴 보며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19년 시장 규모 36조원…구글도 진출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올해 130억달러(약 14조2909억원)규모인 세계 영상회의 시장은 오는 2019년까지 328억달러(약 36조570억원)로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원격진료 등 새로운 시장이 열리며 신규 기업 진출도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앞서가는 기업은 시스코와 폴리콤이다. 올 1분기 기준 세계 대회의용 영상회의 시스템 시장에서 시스코 점유율은 44%에 이른다. 클라우드 방식 웹 기반 영상 협업 솔루션 시장점유율은 41%다. 폴리콤은 세계적으로 41만개 이상의 기업을 고객으로 보유했다.

포천지 선정 100대 기업이 모두 폴리콤 영상회의 솔루션을 쓴다.

시스코와 폴리콤이 전통의 강자라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새로운 도전자다. 구글은 올해 초 크롬 기반 영상회의 시스템 ‘크롬박스 포 미팅(Chromebox for Meetings)’을 선보이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리모컨과 카메라, 스피커 등이 포함된 가격은 999달러(약 110만원)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활용으로 최대 15명이 영상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 구글 지메일 사용자라면 영상 메신저 ‘행아웃’을 이용해도 영상회의 진행이 가능하다. MS는 영상통화 서비스 ‘스카이프’의 그룹영상통화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며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성장하는 국내 시장

국내 영상회의 시장은 연간 1500억~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기업과 정부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국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기업은 시스코와 폴리콤코리아, 다빈치클라우드, 다림비젼, 디지털존, 해든브릿지 등이다.

시스코는 기업뿐만 아니라 병원과 가정 등 장소와 필요에 맞는 솔루션을 갖추고 국내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19일 미국에서 새로운 영상회의 솔루션을 발표하는 등 제품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폴리콤은 우리투자증권과 포스코건설, 안동의료원 등에 영상회의 솔루션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서비스 품질 보장과 모든 영상회의를 128비트로 암호화하는 보안 강화로 시장을 공략한다.

해든브릿지의 영상회의 시스템 ‘툼스’는 가상현실(VR)기술을 기반으로 생생한 콘텐츠 전달이 가능하다. 사용자 기반 실시간 양방향 세미나와 교육이 강점이다. 일본과 중국 등에 진출한 해든브릿지는 내년 미국과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

디지털존의 ‘에버’ 영상회의 솔루션은 하드웨어 보증기간이 2년으로 장기간 안정적인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스템 운영 중 문제가 생기면 원격관리가 가능하며 높은 성능 대비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다림비젼은 원격 프레젠테이션 영상회의 시스템으로 앞서간다. 가상기술과 구글 ‘행아웃’, MS ‘스카이프’ 연동으로 생동감 있는 원격 프레젠테이션과 양방향 강의를 지원하다.

다빈치 클라우드는 국제 영상회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지역별·국가별로 다른 네트워크 상황 등 서비스 품질 저하 요인을 개선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원격진료·교육·제조업 등으로 확산

향후 영상회의 시장은 원격진료와 교육, 제조업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에선 원격진료 가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일부 산간지방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대상으로 성공적인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대준 폴리콤코리아 지사장은 “사회적으로 저출산 고령화가 계속되면서 정부가 의료분야 대국민 서비스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를 통한 국내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 확대와 더불어 영상회의 솔루션 활용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영상회의 시스템 도입으로 교육 기업은 진화된 양방향 콘텐츠 제공이 가능하다. 영상회의 시스템으로 교사와 학생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생동감 넘치는 교육이 가능하다. 사전에 녹화된 영상을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강사는 카메라 앞에서 실시간으로 강의하고 학생은 바로바로 궁금한 것을 물어 본다.

제조업 분야 적용 확대도 기대된다. 신 지사장은 “제조 기업 특성상 본사와 제조 현장, 본사와 지사 간의 즉각적인 문제해결, 의사결정 등의 협업이 필수적”이라며 “고객을 비롯한 다양한 공급·유통업체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회의 솔루션을 활용하면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고 비용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며 “향후 제조업 분야 영상회의 도입 및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출처: 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