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개 중학교 학생들에게 원격영상 조언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방학 때 시골 할아버지 댁에서 정신없이 놀다가 일기를 하나도 못 쓴 걸 깨닫고 뒤늦게 한 달치를 한꺼번에 쓴 적도 있어요.”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일일 진로상담교사 자격으로 원격 영상을 통해 학생들과 나눈 대화의 한 토막이다.

황 부총리는 방학 때 무엇을 하고 지냈느냐는 한 중학생의 질문에 “저희 때는 게임이 없어서 주로 장기를 두거나 강화도의 조부모님 댁에서 대자연에 파묻혀 수영하거나 메뚜기를 잡고 놀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자연만 한 교과서가 없으니 여러분도 공부만 하지 말고 열심히 뛰어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원격영상 진로멘토링 수업하는 황우여 장관

               원격영상 진로멘토링 수업하는 황우여 장관

 

황 부총리는 26일 여의도에 마련된 한 온라인 스튜디오에서 경북 문경서중학교, 인천 간석중학교 등 전국 5개 중학교 학생들과 온라인 영상으로 만나 진로 상담을 했다.

요즘 성적이 너무 떨어져 걱정이라는 한 학생에게는 “시골에서 처음 도시로 전학 갔을 때 수학에서 40점을 맞은 적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성적은 오를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으니 너무 성적에 구애받지 말고 선생님이 가르쳐주시는 것을 예습과 복습을 통해 꾸준히 공부하다 보면 만족할 만한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역사 과목이 가장 어렵다는 학생에게는 “학창시절 왕들의 이름을 외우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노래로 만들어 외우니까 좀 더 쉬웠다”며 “다 외우려고 하면 너무 어려우니까 먼저 교과서를 잘 읽어서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농산어촌 ICT 원격영상 진로멘토링 수업
농산어촌 ICT 원격영상 진로멘토링 수업

 

이어 “역사 과목에서는 역사적 사실의 뜻을 이해하고 교훈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며 “교육부에서도 학생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 교훈을 배울 수 있도록 (역사과목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학생에게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하므로 따뜻한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성적에 너무 부담 갖지 말고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도록 노력하다 보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격려도 곁들였다.

5선 의원으로서 짤막한 민주주의 강의도 했다.

황 부총리는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혼자서 하는 일이 아니라 299명의 뜻을 모아서 표결하고 법을 만들어야 하므로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도 “독재는 혼자서 마음대로 하는 것이지만 민주주의의 기본은 많은 사람의 뜻을 헤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황우여 부총리와 학생들 간의 온라인 만남은 교육부가 지난 2013년부터 농·산·어촌 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지원 원격영상 멘토링 수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200개 직업군에서 선정된 멘토들이 온라인 원격 영상으로 학생들에게 실시간 진로 상담을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1천36개교가 참가하고 있다.

 

 

icon_02  yonglae@yna.co.kr / May 26. 2015

출처: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5/26/0200000000AKR20150526149700004.HTML